友達未満恋人未満

703号室


친구미만 연인미만

703호실

 

일요일 저녁은 싫었어.
네가 일찍 자버리니까.
몇 년 전 이야기더라?
지금도 좀 서투른거 같아.

달콤한 어둠과 스마트폰의 라이트.
뒤섞인 카페라떼 같은 밤.
달고 쓰고 사랑스러워.
그날들이여 바래지 말아줘.

너의 냄새를 기억하고 있어
첫 키스를 노래하고 있어.
평생 함께하자는 말을
진심으로 생각한 15살의 겨울.

세계를 적으로 돌려도
지켜준다고 생각했었어
의외로 헤어짐은 어이없어서
사람을 생각하고 처음으로 울었어.

봄철에 찬바람이 불면
왜일까나
너와 들었던 노래가 지금도 심장을 울려


무척 좋아했어
처음 손을 잡은 날이
끝의 시작이었다고 해도


행복했어
친구미만 연인미만의
처음인 사람에게

횡단보도 햇빛 저편
6년 넘게 널 그렸어.
1초도 안돼서 시간여행.
잠깐 마음의 튜닝

횡단보도가 - 파란색으로 바뀌었어.
스쳐가는 너는 신기루와 같아
말하다가, 말하지 못하고
여느 때보다 먼 건너편 기슭


돌아가 돌아가
저녁 노을이 지는 관람차
흔들려 흔들려
실루엣

이별 전의 웃는 얼굴의 의미
지금이라면 알 것 같아

무척 좋아했어
처음 만났던 그날이
끝의 시작이었다고 해도


행복했어
친구도 연인도 아닌 우리지만

행복했으면 좋겠다
친구미만 연인미만인 너에게
고마워요.